

할리우드 원로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식 수상 무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드니로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최근 트럼프가 언급한 ‘해외 제작 영화 100% 관세 부과’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드니로는 수상 소감에서 “예술은 진실이고, 다양성을 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은 독재자들과 파시스트들에게 위협이 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미국의 속물 대통령은 스스로를 최고 문화기관의 수장 자리에 앉히고, 예술과 인문학, 교육에 대한 지원을 삭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 발언을 겨냥해 “창의성에는 값을 매길 수 없다. 그런데 관세는 매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이런 공격은 용납될 수 없으며, 이는 단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라고도 덧붙였다.
드니로는 “우리는 영화처럼 가만히 앉아 지켜볼 수만은 없다”며 “폭력적이지 않더라도 지금, 결단력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영화 산업이 쇠퇴하고 있다”며, 해외 제작 영화에 100% 관세 부과 절차를 시작하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하루 만에 “영화업계와 만나 의견을 듣겠다”고 입장을 일부 조정했다. 백악관도 “최종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로버트 드니로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을 이어온 인물로, 이번 발언도 미국은 물론 세계 영화계와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칸 영화제는 오는 25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 로버트 드니로는 세계 영화계에 끼친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 황금종려상(Honorary Palme d'Or)을 수상했다. 이 상은 영화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에게 수여되는 특별상으로 드니로의 수상은 예술과 정치,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의 속에서 더욱 상징적인 순간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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